때로는 무언가에 홀리듯, 아무 생각없이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일상 탈출 이야기

자전거 이야기/4대강 자전거길

4대강 자전거길 종주 <낙동강편>

검은고독 2013. 7. 21. 21:58

 

4대강 자전거길을 왜 가는가?

볼거리가 있는가?  먹을거리가 있는가? 아니면 구경거리가 있는가?

기대했던것과는 달리 그리 많지 않다.

그곳은 그저 황량한 벌판, 그리고 썩어가는 강물, 먹을곳도 잘곳도 마땅찮는그런곳이다.

그곳을 찾은 이유는 아마도 내자신과의 싸움과 그리고 만족감을 찾고자 하는것이 아닐까?

 

 

4대강 자전거길 종주<낙동강편. 2013. 7. 20~7.21>

 

인증센터 :  안동댐 - 상풍교 - 상주보 - 낙단보 - 구미보 - 칠곡보 - 강정고령보 - 달성보 - 합천창녕보 - 창녕함안보 -                양산물문화관 - 낙동강하구둑   (안동댐 - 강정고령보 구간  183km 종주)거     리 :  389km

 

 지난  금강종주에 이어 곧 바로 국토종주와 낙동강길 종주를 하려 했으나 무릎 수술로 인하여 거의 3개월 가까이 라이딩을 하지 못하다가 며칠전 가까운곳에 라이딩을 한차례 다녀왔다.

 

날씨는 무더워지고 시간도 별로 없고....

그래도 어딘가 한번은 다녀와야 되겠고...

뭐 고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가면 되는거지.

그래서  떠나 보았다.

 

국토종주 자전거길은 안동댐 구간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낙동강 자전거길은 안동댐에서 부터 시작된다.

안동댐에서 출발하면 상주 상풍교가 나오는데 그곳부터 낙동강 하구둑까지는 국토종주 구간과 낙동강 구간이 겹치는 구간이 된다.

그래서 일단 안동댐에서 부터 대구까지 중간 구간을 마치면 나중에 국토 종주때 안동댐까지 들어갔다가 나오는 번거로움이 해소되기 때문에 이 구간만을 먼저 다녀오기로 하고 출발한다.

 

강진에서 출발하여 광주-서대구-북대구-안동으로 이어지는 버스 투어는 참으로 고행길이다.

7월19일 밤 10시가 다 되서야 안동시내 어느 숙소에 들어선다.

시설이 이건 뭐..최악이다. 아직도 이런 시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정부터 새벽까지 정전으로 더위와 싸우느라 몇번을 깨었다 자다를 반복하다 새벽 5시에 그냥 일어난다.

 

7월 20일 아침. 낙동강종주 자전거길 시작점을 알리는 안동댐 비석앞에 섰다.

 

 

 

조절지댐에 피어 오른 물안개는  황홀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댐 수변공원에는 차전놀이 동상이 있는데,  안동 차전놀이가 유명한지 처음 알았다.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니 안동 차전놀이는 중요무형문화제 24호로 지정되어 있다.

 

차전놀이는 정월 대보름날을 전후하여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 차전놀이를 하는데 이기는쪽이 풍년이 든다고 믿어 농경민의 풍년기원을 바탕으로 한 농경의례 놀이라고 전해진다고 한다.

 

 

 

수변공원을 뒤로 하고 아침 7시. 안동댐을 출발한다.

여기서 상주 상풍교까지는 65키로미터. 중간에는 인증쎈터가 없다.

하늘엔 구름이 끼어 라이딩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하회마을이 가까워지니 본격적인 찜통 더위가 그늘을 찾게 만든다.

 

더군다나 끝이 보이지 않는 고갯길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런 오르막이 있다면...

 

 

 

 

또 다른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고...

 

 

 

하회마을을 지나 어느 마을가에는 낙락장송이 숲을 이루고...

저 소나무 아래 정자에서 한숨 자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상풍교를 건너서 인증센터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 11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인증센터 왼편으로는 세재길로 이어지는 국토종주 구간이 있다.

국토종주길과 낙동강길이 만나는 지점이 이곳 상풍교 인증센터다.

 

 

 

상주보까지는 11키로 정도로 가까운 거리지만 상주보를 지나면 먹을곳이 마땅찮다.

일단 점심을 해결하러 경천대쪽으로 향한다.

 

낙동강 1300리.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곳이 경천대라는데...

경천대로 가기 위해서는 경사도가 35도가 넘는 묵하리 깔딱고개를 넘어서야 한다.

시멘트 포장이 된 자전거도로 왼편으로 경사를 완만하게 하기 위해서 데크로 만들어 놓은 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갈지자로 구불구불하게 빙 돌아서 오르게 만들어 놓았다. 

경사로에 오르기전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오르기로 한다.

 

이 무더위에 자전거를 타고 오른다는 것은 아무래도 불가능해 보인다.

뭐. 고민할것 없이 경사가 심하지만 짧은 구간의 시멘트길로 그냥 끌고 오른다.  숨은 턱턱 막히고 오르다 쉬다 또 오르다 쉬다 미칠것만 같다.

그 고갯길에는 우리 둘 말고 또 다른 세명의 라이더가 함께 하고 있다.

 

상주박물관을 지나니 오른쪽으로 경천대 식당이 보인다.

식당에 들러 점심을 마치고 시원한 에어컨 밑에 앉아 있으니 그저 눕고 싶은 생각뿐이다.

 

때마침 소나기가 발길을 붙잡는다.

비는 그칠줄 모르고...

차라리 식당 옆에 있는 모텔에서 씻고 저녁때까지 쉬었다가 야간 라이딩을 할까 하는 고민에 빠지고...

그러나 고민도 잠시...

강한 햇빛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  도로는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어 물이 없는 곳을 찾아 이리저리 피해가다가...

에이...  그냥 가자.

 

그런데 조금 더 가니 이곳부터는 소나기가 내리지 않았는 모양이다.

온도계는 36도를 가르키고 도로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와 위에서 내리쬐는 태양은 우리네 몸뚱이를 금방 삶아버릴 기세다.

 

 

 

 

연간 15,345MW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상주보는  상‧하류의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자연형수로식 어도를 설치하였으며  환경친화적 자재를 선정하여 포장 및 조경설계에 적용하여 소수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의 저탄소 녹색설계라는 친환경적으로 건설되었다는데...

그건 그렇고.

 

일단 찍을건 찍자.  상주보 인증센터 앞에서 인증사진 한장.

 

 

 

 

상주보를 지나니 경상도 지역답게 곳곳에 사과밭이 풍년을 예고하고 있다.

농민들이 정성스레 땀으로 가꾼 사과를 가을 국토종주때 맛볼 수 있으려나?

 

 

 

 

상주보를 지나 한참을 달리다 보니 또 다시 폭우가 쏱아진다.

길가 창고 한켠에 잠시 몸을 피하고... 그렇게 시간이 한참을 지나니 조금씩 잦아든다.

따가운 태양 아래에서 달리는것 보다 차라리 빗속을 뚫고 달리는게 더 나을것 같아 그냥 달리기로 한다.

우중의 라이딩...

앞바퀴에서 튀어 올라오는 물세례를 받으며 한참을 달리다 보니 금새 또 강렬한 태양이 어서 달려오라 손짓한다.

 

 

 

17키로미터를 달려 도착한 낙단보쪽은 소나기가  내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좌측으로는 상주시 낙동면 낙동리, 우측으로는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를 경계로 낙단보가 설치되어 있다.연간 14,717MWh의 소수력 발전 시설로 갈수기에도 발전이 용이하도록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구미보까지는 약 19키로미터 정도의 거리.

맞바람에 1시간여를 더 달려 구미보에 도착하고...

 

 

 

구미보는 지역성을 반영하는 장수와 복의 상징인 거북이, 수호의 상징인 용을 형상화하는 고유의 디자인으로 지속가능한 안전한 강, 언제나 넉넉한 물, 깨끗한 낙동강 수호라는 디자인으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달리다 보면

이런 비에 젖은 산길이 있고,

 

 

 

 

또 이런 강변 데크 자전거길이 있고,

 

 

 

그와 비슷한 길이 있다.

 

 

 

 

이런 지루한 길은 셀카질도 괜찮은것 같다.

 

 

 

 

오늘 운행 구간은 칠곡보까지이다.

맞바람으로 속도계는 20키로를 넘지 못한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이정표의 구간거리가 잘못 기록되어 있다.

칠곡보까지 남은 거리가 20여키로 남은것 같은데 안내판에는 10키로로 기록되어 있다.

 

구미시내  강변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왼쪽으로는 구미공단이 보인다.

남구미대교를 건너서 칠곡보 방향으로 향한다.

맞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칠곡보에 도착한 시간은  7시50분.

어느덧 저녁노을이 지고 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왜관으로 향한다.

모텔을 잡아 잔차를 방에 넣어두고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다시 숙소로 돌아와 흙탕물과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옷가지들을 빨아서 모텔 주인의 도움으로 탈수를 하여 방안 곳곳에 널어두고 잠을 청한다.

내일 아침에는 다 마르겠지.

 

왜관읍내에서는 아침식사를 해주는 식당이 많지 않은것 같다.

그 흔한 24시 해장국집도 보이지 않는다.

 

 

 

왜관역앞 사거리 골목에 있는 만미식당을 찾아 인심 좋은 아주머니가 주신 아침을 마치고 오늘은 강정고령보까지 36키로 거리의 운행을 나선다.

아침 7시 출발 예정이었으나 늦잠으로 8시가 다 된 시간에 출발한다.

따가운 햇살과 맞바람을 받으며 달린다.

 

낙동강변에는 온통 달맞이꽃이 지천에 깔려 있다.

밤에 꽃이 피고 아침에 진다하여 달맞이꽃이라 부른다.

달맞이꽂의 애절한 전설과 효능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하기로 하고...

 

 

 

 

당초 계획된 시간보다 훨씬 빠른시간에 강정고령보에 도착했다.

 

 

 

강정고령보는 ‘후기 가야시대의 중심’ 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낙동Hub 강정고령보’라는 기본구상을 가지고 디자인 되었다고 한다.  근데...고령보를 바라보는 이들은 그 뜻을 이해 할 수 있을까? 

 

 

 

이번 라이딩 구간중 마지막 인증쎈터.

국토 종주때는 상주에서 대구까지 차량으로 이동하여 이곳에서 낙동강 하구둑까지 가면 된다.

 

고령보 관리사무소 바로 아랫쪽에는 배를 형상화한 전시관이 있다. 

 

 

 

 

계획된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제 귀가 시간이다.

 

일단 동대구 고속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해야 되는데 어떻게 가야할지 한참을 고심하다가 보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물으니 지하철을 이용하면 된단다.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촌놈이라 지하철은 아예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자전거로 대실역까지 약 10여분 달려서 2호선 전철에 이렇게 승차하고

 

 

 

 

 

반월당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여 이렇게 동대구역까지 간다.

예전에는 전철에 자전거를 못 싣게 했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잔차를 실을 수 있다.

근데 사진에 인물은 임신중??  ㅋㅋ

 

 

 

 

그리고 동대구 고속터미널에서 버스에 피곤한 몸과 잔차를 싣고 집으로 향한다.

 

 

 

 

다가오는 늦가을에는 국토종주길 라이딩을 아라서해갑문에서부터 시작해야 될 것 같다.

 

2편은 국토종주 기록과 함께 가을쯤에나...